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강연 “개발자가 갖추어야 할 9가지 기술 - 박종천 넥슨 부본부장”을 보고 박종천님의 여러 메시지들을 찾아다녔다. 여기저기에서 강연을 많이 하셔서 개발자 커리어에 대한 종천 님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고 개발자라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해외에서 자주 접했던 스타트업에 개발자로 조인해서 막대한 현금을 취하게 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상황과 맞지도 않고, 개발이라는 업무를 오래 하려는 관점에도 맞지 않다(엑싯을 통한 현금 보유 이후에 개발자를 계속하는 케이스를 잘 못 본 것 같다). 오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에 대해 주변에서는 아무도 답을 해주지 못한다. 아직 그만큼 오래 하지 않았고 오래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종천 님의 강연은 좋은 선배, 좋은 멘토를 만난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책에 구성된 각 파트를 10년 단위로 끊어서 정리한다. 그러나 10년 차 이전에 매니지먼트 역량이나 비즈니스 역량을 갖춘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다. 30년이라는 것은 각 파트에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 구분일 뿐 상위 레벨을 경험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 존잡생각 - Ep.18 회사에서 본인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방법 - People Scaling을 보면 상위 추상화 레이어를 오갈 수 있어야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더 상위 레벨을 경험해야 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고, 상위 레벨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굳어진 조직이 아닌 유연한 조직 구조를 지닌 조직을 경험하는 것이 좋다.
(아래 내용은 도서 리뷰용 작성 내용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강연 영상을 접해서 박종천 님이 전달하려는 대강의 메시지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책으로 정리된 내용을 보니 강연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었다. 오랜 경력이 있는 개발자 선배/멘토가 알려주는 실무 개발자, 팀장, CTO가 갖춰야 할 역량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술자리에서 들려주는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시간을 갖고 one on one을 하며 커리어 패스에 대해 알려주는 느낌이다.
책은 세 파트로 나눠 각 파트가 10년을 의미하도록 구성했다. 초기 10년(part 1 엔지니어링 역량)은 개발자가 개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알아야 할 정보들이다. 이후 10년(part 2 매니지먼트 역량) 은 팀장이라고 부르는, 조직을 관리하고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역할에 대한 이야기다. 마지막 10년(part 3 비즈니스 역량)은 그보다 높은 단계인 C 레벨을 고려할 때 가져야 하는 생각에 대한 것이다. 꼭 10년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모든 역량을 갖춰야 하는 것도 아니다. 평생 개발자로 개발만 할 수도 있고 C 레벨은 가지 않고 팀장까지만 올라갈 수도 있겠다.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드문 일이라 개발자로 정년퇴직한 분의 이야기가 기사화되기도 했는데 해외에서는 엔지니어링 트랙과 매니저 트랙으로 나눠서 커리어를 관리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연차가 쌓인 개발자들은 알 것이다. 개발’만’ 한다는 것은 허상에 가깝다. 아키텍트를 설계하고 프로젝트를 리드할 일이 생기고 이 과정에서 매니징과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온다. 이와 동떨어진 업무를 하면서 월급을 받는 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매니지먼트 역량과 비즈니스 역량은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가끔 들춰보면서 점검해 보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이직할 마음이 없을 때 이력서를 검토하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 이력을 검토하며 했던 프로젝트를 정리하곤 하는데, 이때 이 책을 함께 보면서 각 영역별로 얼마나 에너지를 쏟았고 다음 텀에는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