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본질적으로 망각이라는 자연 현상에 맞서는 일이다. 무작정 많이 읽는 건 답이 아니다. 망각하기 직전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복습, 그게 진짜 ‘가성비’ 있는 공부다. 흔히 말하는 회독 공부법도 사실 ‘잊어버린 내용’만 골라 읽는 게 핵심이어야 한다. 라이트너 학습법이나 간격 반복(SRS)은 “지금 뭘 복습해야 하지?”라는 고민 자체를 시스템으로 해결해 준다.
‘재인식’과 ‘재구성’의 차이
눈에 익어서 아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재인식’이다. 이건 공부가 아니다. 뇌에 있는 정보를 스스로 끄집어내는 ‘재구성’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정보가 활성화된다. 물론 이 과정은 지루하고 불안하다. 그래서 스스로에 대한 격려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이 과정을 ‘그냥 하면 되게’ 만드는 시스템이 뒤를 받쳐줘야 한다.
지속 가능한 공부를 만드는 ‘작은 성공’
공부를 지속하게 하는 힘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작은 성공의 반복에서 나온다. 몇 달 뒤의 합격이나 자격증 취득은 당장 도파민을 주지 못한다. 대신 매일 아침 안키(Anki) 카드의 정답을 맞히는 ‘미시적인 승리’에 집중해야 한다.
집중력이 부족한 건 의지 탓이 아니라 훈련이 안 된 상태로 볼 수 있다. 개발자가 작은 커밋을 자주 머지하며 배포의 두려움을 이기듯, 1분 내외의 짧은 집중부터 시작해 시간을 늘려가는 훈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게 결국 공부를 지속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
카드 생성이 곧 공부인 이유
“카드 만들 시간에 책 한 자 더 보겠다”는 건 틀린 말이다. 정보를 쪼개고, 결합하고, 핵심 문장을 뽑아 카드로 만드는 과정 자체가 지식의 구조를 파악하는 고도의 공부이기 때문이다.
벌리츠 효과: 처음엔 카드 한 장 만드는 데 한참 걸리지만, 기초 용어와 체계에 익숙해질수록 판별력이 좋아진다. 나중엔 카드 생성 속도도, 학습 속도도 비약적으로 빨라진다.
선순환: 이해는 암기를 돕고, 암기는 더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직접 만든 카드가 남이 만든 덱보다 훨씬 강력한 이유다.
AI와 효율성, 놓치고 싶지 않은 조합
물론 모든 카드를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 한자, 외국어 단어, 포켓몬 정보처럼 정답이 변하지 않는 원자 단위 정보는 타인의 덱을 큐레이션해서 시간을 아끼는 게 상책이다.
특히 요즘은 AI를 활용하면 카드 생성 시간이 말도 안 되게 짧아졌다. 데이터를 주고 CSV로 뽑아서 Anki에 임포트하면 수백 장의 카드도 10분 컷이다. 효율을 중시하는 개발자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공부법이다.